본문 바로가기
영화

영화 《잠》 리뷰 - 이선균 정유미, 몽유병에서 시작해서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by girin3 2026. 5. 23.

올해 본 한국 영화 중에 제일 재밌게 봤어요. 공포 영화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인데, 이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감이 끊기지 않았어요. 봉준호 감독의 연출부 출신 신인 감독 유재선 감독의 데뷔작인데, 진짜 역대급 데뷔작이에요. 칸 영화제 초청까지 받았고, 봉준호 감독도 극찬했어요. 공포 영화라기보다는 심리 미스터리 스릴러에 가까운 영화예요.

영화 잠 정유미 이선균 포스터
영화 잠 정유미 이선균 포스터


이런 영화예요

신혼부부 이야기예요. 남편 현수(이선균)는 배우인데 유명하진 않은 조연 단역 배우고, 아내 수진(정유미)은 회사 팀장이에요. 그리고 수진은 임산부예요. 작은 아파트에서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부부예요.

그런데 현수가 자다가 이상한 짓을 해요. 몽유병이에요. 근데 단순히 잠꼬대하고 걸어다니는 수준이 아니에요. 렘수면에 빠지면 자기 목숨까지 위협받을 만한 위험한 행동을 해요. 밥도 자면서 먹고, 위험한 것들에 손을 뻗기도 하고, 그 행동이 갈수록 심해져요. 이걸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에요. 1시간 34분짜리 영화인데, 끝날 때까지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예상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이야기예요

몽유병이라는 설정에서 출발하지만, 영화가 어디로 흘러갈지 전혀 예측이 안 돼요. 초반에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면 거기서 벗어나고, 또 예측하면 또 벗어나요. 다 보고 나서 돌이켜보면 별내용 아닌 것 같은데, 보는 내내 왜 이렇게 몰입이 되는지 신기했어요. 예고편만 보고 이런 식으로 흘러갈 거라고 생각한 분은 거의 없었을 거예요.

후반부는 기괴해요. 이상해 보일 수 있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앞에서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쌓아온 덕에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아요. 오컬트라고 생각하고 보면 후반부에 실망할 수 있어요. 인물의 심리가 점점 극단적으로 치달아가는 심리 스릴러로 보는 게 맞아요. 정신적인 고통, 모성애의 극단적인 면을 다루는 영화예요. 어찌 보면 사랑 이야기예요. 그 정도까지 할 수 있는 건 사랑 없이는 불가능하거든요. 비현실적인데 현실적인, 그 묘한 균형감이 이 영화의 핵심이에요.


연출이 세련됐어요

신인 감독님인데 긴장감을 조성하는 방식이 달라요. 전형적인 공포 영화처럼 귀신 나오기 직전에 사운드로 놀라게 하는 점프 스케어 방식이 아니에요. 직접 보여주는 대신 상상하게 만들어요.

빛이 비추면 자국이 보여요.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걸 보고 관객이 스스로 상상하게 만들어요. 슬리퍼를 통해 어떤 상황이 있었는지 슬쩍 보여주는 방식이에요. 이렇게 간접적으로 공포감을 조성하는 게 오히려 더 섬뜩해요. 쓸데없이 멋부린 연출도 없고, 군더더기가 없어요. 봉준호 감독의 연출부 출신이라는 게 이런 장면들에서 느껴졌어요. 그 치밀함과 절제가 유재선 감독만의 색깔로 나온 것 같아요.


이선균과 정유미의 연기

두 배우가 이 영화를 끌고 가요. 등장인물이 6~7명밖에 안 되고 대부분 집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 연극 같은 느낌도 있는데, 두 배우의 연기가 그 공간을 가득 채워요. 이선균은 나의 아저씨로 이미 입증된 배우인데, 여기서도 너무 좋았어요. 평범한 남편에서 점점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 너무 자연스럽게 표현됐어요.

후반으로 갈수록 연기가 물이 올라요. 두 분이 전에도 여러 작품에서 함께하셔서인지 케미가 너무 좋았어요. 전반부에서 쌓아온 부부 관계의 감정선이 후반부에서 폭발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에요. 그리고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후추도 나오는데, 강아지도 연기를 잘해서 깜짝 놀랐어요. 이 영화 강아지 섭외를 어떻게 했는지 진짜 궁금해요.


총평 - CG도 없고 배우도 몇 명 없는데 이렇게 재밌어요

화려한 CG도 없고, 스타급 배우를 잔뜩 쓰지도 않았는데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게 놀라웠어요. 아이디어와 연출과 연기로만 승부한 영화예요. 등장인물 6명, 배경은 아파트와 병원이 전부인데 이 정도 영화가 나오다니요. 결말은 해석의 여지가 있는데, 감독이 힌트는 줬다고 생각해요. 칸 영화제 초청 작품인데 그럴 만해요. 오랜만에 신선한 충격을 준 한국 영화예요. 유재선 감독의 다음 작품이 너무 기대돼요. 아직 못 보셨다면 진짜 강력 추천해요. 보고 나서 결말 해석 댓글도 꼭 찾아보세요...!!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tititi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