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리즈는 좀비와 사투를 벌이는 화끈한 액션을 기대하면 실망하고, 새로운 방식의 이야기를 기대하면 너무 재밌는 영화예요. 오히려 1편보다 2편이 더 좋았어요. 19금이고 고어한 장면이 간간이 나와요. 그런 거 못 보시는 분들은 패스하세요.

이런 영화예요
1편 28년 후의 직후 이야기예요. 1편 마지막에 스파이크가 섬 마을을 벗어나 지미 일행을 만나는 장면으로 끝났는데, 2편은 바로 그 이어지는 장면에서 시작해요. 1편 안 보셔도 이해는 가능하지만, 배경을 알고 보면 훨씬 몰입이 돼요.
이번 편의 핵심은 두 집단의 대립이에요. 지미(잭 오코넬)가 이끄는 집단은 좀비 아포칼립스로 가족을 잃고 자기만의 사탄 같은 신 닉가를 만들어 숭배하면서 구성원들을 지배하는 집단이에요. 어렸을 때 세상이 멸망하면서 텔레토비 이후로 학습된 게 없는 애들이 모인 집단이에요. 반대편에는 닥터 켈슨(랄프 파인즈)이 있어요. 그는 좀비를 악마가 아닌 정신질환자로 바라보며, 좀비 알파 삼손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인간적으로 대하며 치료하려는 인물이에요. 이 두 집단이 완전히 대비돼요.
좀비를 정신질환으로 바라보는 설정이 신선해요
이 영화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에요. 좀비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좀비 눈에 세상이 다르게 보여요. 그게 이 영화의 핵심 설정이에요. 좀비는 악마가 아니라 정신질환자라는 거예요. 바이러스에 감염된 게 아니라 뇌가 달라진 거라는 시선이에요.
삼손이 치료되면서 인간으로 변하는 과정이 나오는데, 흥미로운 지점이 있어요. 삼손이 벽을 깨는 순간 다른 좀비들이 삼손을 공격해요. 그러니까 이 세계관에서 좀비와 인간을 구분 짓는 건 그 경계를 넘어서는 거예요. 이게 영화 전체의 질문과 맞닿아 있어요. 누가 좀비고 누가 인간인가요.
지미 집단도 사실 보면 좀비예요. 어렸을 때 끔찍한 일을 겪고 학습된 게 없는 상태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거거든요. 지미 집단이 사탄을 숭배하고 악을 행하는 반면, 삼손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채로 좀비가 된 존재예요. 누가 더 악한 존재냐는 질문이 영화 내내 이어져요.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은유가 담겨 있어요
지미가 어렸을 때 가족을 잃고 신에 대한 불신으로 자기만의 사탄을 창조했다는 설정, 닥터 켈슨이 좀비를 정신질환자로 보고 품어주는 설정이 묘하게 종교적인 은유로 읽혀요. 가짜 광기 대 진짜 광기라는 댓글이 딱 맞아요. 지미는 사탄을 숭배하며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는 가짜 광기고, 켈슨은 좀비랑 손잡고 같이 춤을 추는 진짜 광기예요. 그리고 이 두 사람이 마주치는 순간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예요.
지미 집단 안에서도 흥미로운 설정이 있어요. 지미가 멤버들 이름을 다 지미로 통일시키는데, 그 안에도 지미를 맹목적으로 믿는 애도 있고, 지미는 의심하지만 신은 믿는 애도 있어요. 신부님은 안 믿지만 예수는 믿는 것처럼요.
후반부에 두 집단이 만나는 장면의 음악이 기가 막혀요. 그리고 삼손이 완전히 인간으로 변하는 기차 장면의 연출도 너무 좋았어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그 신이 영화 전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엔딩에 킬리언 머피가 등장해요
엔딩에서 원래 28일 후 주인공인 킬리언 머피가 등장해요. 1, 2차 세계대전 이야기를 하면서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는데, 억압이 오히려 더 큰 폭발을 낳는다는 역사적 교훈을 이 세계관에 적용하는 거예요. 3편에서 지금 인물들과 만날 것 같은 예고예요. 3편이 너무 기대돼요. 떡밥이 너무 많이 깔려 있어요.
총평 - 1편 재밌게 봤다면 2편도 좋을 거예요
좀비와의 추격전, 화끈한 액션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어요. 그런 영화가 아니에요. 아포칼립스 세계관 안에서 좀비와 인간의 경계, 종교, 철학적 질문을 담은 영화예요. 2편은 오히려 1편보다 좀비가 더 적게 나오고 사람들의 이야기에 포커싱이 맞춰져 있어요. 1편 재밌게 보셨다면 2편도 충분히 재밌을 거예요. 좀비 영화에서 이런 이야기를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는데, 3편에서 이 모든 떡밥이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진짜 너무 기대돼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3편 언제 나오나 생각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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