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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103

단편영화 첫여름 (경험담, 선택, 여운)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3,000원짜리 단편영화를 보고 이렇게 오래 생각에 잠길 줄은 몰랐거든요. 어머니가 얼마 전에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젊었을 때는 50, 60대 어르신들이 별 감정 없이 그냥 세상을 살아가는 줄 알았는데, 막상 그 나이가 되고 보니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영화 한 편이 그 말을 고스란히 증명해 버렸습니다.예상 못 한 감정을 건드려준 경험저도 처음엔 줄거리만 들었을 때 '아, 노인의 사랑 이야기구나'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손녀 결혼식과 사교 댄스장에서 만난 연하 남자의 49재가 같은 날 겹친다는 설정만 보면, 솔직히 불륜이나 삼각관계 얘기처럼 들릴 수 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보고 나면 그 단어들이 전혀 떠오르지 않습니다.제가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든 느낌.. 2026. 6. 13.
영화 탈주 후기 (오프닝, 개연성, 구교환)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초반 30분은 진짜였거든요. 이재훈이 밤에 혼자 탈출 경로를 시뮬레이션하는 그 오프닝 시퀀스, 음악까지 딱 맞아떨어지면서 기대감이 한껏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 기대가 조금씩 무너지더라고요. 아쉬움과 좋았던 기억이 동시에 남는 영화입니다.기대를 끌어올린 오프닝 시퀀스저도 처음엔 그냥 탈북 액션 영화겠거니 했습니다. 예고편에서 북한 병사가 탈출을 시도하고, 누군가 쫓는다는 것 정도만 알고 극장에 들어갔으니까요.그런데 오프닝 시퀀스(Opening Sequence), 그러니까 영화의 첫 도입부에서 주인공 임규남이 야간에 탈출 경로를 직접 걸어보며 지뢰 위치를 파악하고 표시해두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게 생각보다 훨씬 세밀하게 연출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서 오프닝 .. 2026. 6. 12.
영화 보통의 가족 (배우 앙상블, 인간의 이중성, 허진호 연출) 멜로 장인이 만든 영화라면 당연히 로맨틱한 내용일 거라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렇게 짐작했다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허진호 감독의 신작 보통의 가족은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한 가족의 균열을 통해 인간의 이중성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작품입니다. 기대 없이 들어갔다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자리에서 꼼짝 못 했습니다.배우 앙상블이 만들어낸 팽팽한 긴장감보통의 가족은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 이렇게 네 배우가 사실상 영화를 통째로 끌고 갑니다. 설경구는 잘나가는 변호사이자 재혼 가정의 가장 역할을, 장동건은 봉사 활동을 다니는 도덕적인 의사를 연기합니다. 두 형제는 스타일이 극명하게 갈리는데, 이 대비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더 팽팽한 긴장을 만들어냅니다.배우 앙상블(ensemble)이란 여러.. 2026. 6. 11.
영화 센티멘탈 밸류 (감정투영, 창작자, 예술적공감) 영화관을 나오면서 한동안 걷지 못했습니다. 멍하게 서 있었달까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잔잔한 가족 영화쯤으로 생각했는데, 보고 나서 제 마음속 블랙박스를 꺼내 들여다본 기분이 들었습니다. 캐릭터들의 심리적 고통이 너무 섬세하게 그려져 있어서, 보는 내내 어딘가 비슷한 감정을 품고 살았던 제 시간들이 자꾸 떠올랐습니다.아버지와 딸 사이, 메워지지 않는 거리영화의 전제는 단순합니다. 유명 영화감독인 아버지, 그리고 어릴 때 아버지가 집을 나간 후 그 빈자리를 각자의 방식으로 안고 살아온 두 자매. 어머니의 장례식 자리에서 오랜만에 재회하는데, 그 자리에서 아버지가 첫째 딸에게 "내 각본의 주연을 맡아 달라"고 말합니다. 딸 입장에서는 참을 수 없는 말이었겠죠. 오랜 세월 부재했던 사람이 기껏 꺼.. 2026. 6. 10.
넷플릭스 영화 《더 킬러》 리뷰 - 데이빗 핀처 감독, 담백하지만 쫄깃한 킬러 영화예요 감독이 데이빗 핀처예요. 세븐, 파이트 클럽, 소셜 네트워크, 나를 찾아줘를 만든 그 감독이요. 주연은 마이클 패스밴더예요. 엑스맨, 프로메테우스,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노예 12년, 스티브 잡스까지 필모그래피가 엄청난 배우예요. 틸다 스윈튼도 조연으로 나와요. 이 두 사람이 만난 넷플릭스 오리지널이에요. 박정민이 추천해줄 만하다는 게 보고 나면 이해돼요.이런 영화예요킬러가 의뢰를 받아 타겟을 죽이려다 실패해요. 그 실패의 여파로 보복을 당하고, 그 보복에 가담한 사람들을 하나씩 찾아가 복수하는 이야기예요. 줄거리는 이게 전부예요. 단순하지만 이 단순한 이야기를 데이빗 핀처가 만들었다는 게 핵심이에요. 영화 자체도 그 챕터 구성 덕분에 보기가 깔끔해요. 에필로그까지 포함해서 총 7파트예요. 영화 자체도.. 2026. 6. 9.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 리뷰 - 한국 기술로 만든 예수님 이야기, 비종교인 솔직 후기예요 북미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찍으며 화제가 된 애니메이션이에요. 특이한 건 우리나라 스튜디오에서 만들었다는 거예요. 장성우 감독이 10년 동안 기획해서 만든 작품으로, 케네스 브래너, 피어스 브로스넌 같은 해외 배우들이 더빙에 참여했고 한국어 더빙엔 이병원, 진성규, 양동근, 차인표 같은 배우들이 참여했어요. 손익분기점은 진작에 넘겼고 전 세계에서 흥행 중이에요. 북미에서 기독교인이 많다 보니 그쪽 타겟층이 두텁다는 것도 흥행의 이유예요. 우리나라에서 이런 작품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에요. 저는 무교입니다. 그 시선으로 솔직하게 쓴 후기예요. 종교가 없는 분들이 보러 갈 때는 어느 정도 기대치를 조정하고 가시길 권해요.이런 애니메이션이에요영국의 실존 소설가 찰스 디킨스가 아들 월터에게 예수 그리.. 2026.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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