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영화 《치악산》 리뷰 - 윤균상 김래원 주연, 이건 영화가 아니에요 (스포주의)

by girin3 2026. 6. 6.

원주시가 지역 이미지를 위해 영화 제목에 가처분 신청까지 냈던 영화예요. 당시에는 그게 홍보 효과가 됐는데, 지금 와서 보면 원주시가 관객 돈을 지키려 했던 거였어요. 진짜로요. 감독이 각본까지 직접 쓴 영화인데, 이 영화는 영화라고 부르기가 어려웠어요. 내 인생에 영화관에서 본 영화 중에 거의 바닥이에요.


이런 영화예요

익스트림 MTB를 타는 다섯 명이 치악산 산장에 놀러 가요. 윤균상, 김래원, 그리고 커플 한 쌍, 카메라 찍는 형. 산장은 김래원 아버지가 예전에 쓰던 별장인데 아버지는 오래전 실종됐어요. 그리고 산에서 한 명씩 죽습니다. 개울가에 있는 돌탑을 건드린 순간부터 빨간불이 켜지고, 그때부터 이상한 일이 생기면서 한 명씩 죽어요.

설정 자체는 흔한 공포 영화 클리셰예요. 다섯 명, 산속 별장, 핸드폰 불통, 한 명씩 죽기. 차 안에서 치악산 토막살인 루머 얘기 살짝 하고, 가는 길에 할머니 갑툭튀하고 너네 거기 가면 다 죽어 한마디 하는 것도 전형적인 클리셰예요. 여기에 약간의 변주를 넣으려고 했는데 그 변주가 너무 어설퍼서 오히려 더 황당해요.


뭘 말하려는 건지 도통 모르겠어요

죽는 방식에 규칙성이 없어요. 어떤 애는 빙의돼서 자해로 죽고, 어떤 애는 공중부양하다 문 밖으로 빨려 나가고, 어떤 애는 나무토막에 찔려 죽어요. 빨간불이 켜지면 뭔가가 나타나서 죽인다는 건데, 왜 켜지는지, 누가 죽이는지, 어떤 법칙인지 영화 끝날 때까지 설명이 없어요. 어쩔 땐 죽이고 어쩔 땐 그냥 두고, 완전 지 멋대로예요. 이러니까 무섭지도 않아요. 법칙이 있어야 그걸 벗어났을 때 무서운데, 처음부터 아무 규칙이 없으니까 그냥 뜬금없이 당하는 것만 반복돼요.

후반부 5~10분에 타임슬립 설정이 나오고, 수메르인 같은 고대 외계 생명체 설정도 잠깐 나와요. 돌탑 건드린 순간 이미 1980년대로 간 거라서 핸드폰이 안 터진 거라는 해석이 그나마 말이 돼요. 마지막에 라디오에서 1980년대 치악산 토막살인 뉴스가 나오는 것도, 김예원이 할머니가 된 미래 자신이었다는 것도 억지로 끼워 맞추면 이해가 가요. 김예원이 유일하게 살아남는 것도 수메르인과 연관된 특별한 존재라는 해석이 가능해요. 근데 이걸 영화 보면서 이해할 수가 없어요. 설명이 하나도 없고 이 설정은 마지막 5분에만 나오거든요. 나머지 80분은 그냥 빨간불 켜지고 한 명씩 죽는 장면이에요.


그나마 볼 만한 건 MTB 장면이에요

초반에 윤균상이 익스트림 자전거 타고 도심을 내려오는 장면이 꽤 잘 찍었어요. 산에서 타는 장면도 두 번 나오는데 속도감 있고 역동적이에요. 차라리 이걸 메인으로 한 스포츠 영화를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싶었어요. 그 장면이 이 영화에서 제일 볼만해요. 국가대표급 선수를 섭외한 것 같아요.

배우들의 연기 자체는 나쁘지 않아요. 배우들 잘못이 아니에요. 윤균상, 김래원, 김예원 모두 연기력이 되는 배우들인데 이런 졸작에 출연했다는 게 안타까울 정도예요. 시사회에서 이 영화를 먼저 본 배우들의 표정이 어땠을지 궁금할 정도예요.


이렇게 만들었어야 했어요

공포 영화로 가지 말고 미스터리 스릴러로 갔어야 했어요. 초반 30분 정도만 한 명씩 이상해지는 걸 보여주고, 타임슬립이랑 수메르인 설정 같은 걸 나머지 시간에 제대로 풀어줬다면 훨씬 나았을 거예요. 감독이 조던 필처럼 의미 있는 공포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은데, 그게 너무 어설프게 표현돼서 관객 입장에서는 황당함만 남아요. 공포 영화의 클리셰로 80분을 채우다가 마지막에 급하게 뭔가 있는 척 끼워 넣은 느낌이에요. 잔인한 장면 넣는다고 무서운 게 아니거든요.


정말로... 1시간 25분이 5시간 같았어요

영화 끝나고 친구랑 말없이 서로 쳐다봤어요. 뭐야 하면서요. 이거보다 더 혹독한 감상이 없는데 그게 솔직한 감상이에요. 보호자도 이것보다는 낫고, 엄복동도 이것보다는 완성된 영화예요. 클로즈베타 게임처럼 중간중간 버그 걸린 것 같은 느낌이에요. OTT로도 시간이 아까울 영화예요. 이걸 어떻게 개봉할 생각을 했는지, 시사회 분위기가 어땠는지 진심으로 궁금할 정도예요. 이거 본 사람 있어요 물어봐도 봤다는 사람을 못 찾을 정도로 관객도 없었어요. 윤균상, 김래원을 좋아하더라도 이건 패스하세요...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tititi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