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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리뷰 - 20년 만의 속편, 무난하지만 ...?

by girin3 2026. 6. 7.

20년 만에 속편이 나왔어요. 감독, 각본, 제작까지 1편과 동일한 팀이 그대로 만들었고, 배우들도 전원 돌아왔어요.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에밀리 블런트, 스탠리 투치까지. 전 세계 최초 한국 개봉에 두 주연 배우가 직접 내한 홍보까지 했으니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어요. 1편을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20년 동안 기다려온 속편이기도 하고요.

영화 악마는프라다를입는다2 포스터
영화 악마는프라다를입는다2 포스터


이런 영화예요

20년 후, 앤디(앤 해서웨이)는 저명한 저널리스트가 되어 있어요. 기자 생활 20년 만에 기자상을 받을 만큼 성장했어요. 기자상을 받는 자리에서 편집부 전원 해고 소식을 듣고 수상 소감으로 울분을 토하는데, 그게 SNS에서 바이럴이 돼요. 이걸 본 런웨이 그룹 회장이 앤디를 신입 에디터로 꽂아 넣으면서 다시 런웨이로 돌아오게 돼요.

미란다(메릴 스트립)는 여전히 런웨이 편집장이지만 디지털·AI 시대에 잡지사 위상이 예전 같지 않아요. 거기에 런웨이가 밀어주던 브랜드의 노동 착취 문제가 터지면서 광고주 압박까지 받는 상황이에요. 이 위기를 앤디가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예요. 1편의 캐릭터들이 20년이 지난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보여주는 게 이 영화의 큰 재미 포인트예요.

에밀리(에밀리 블런트)는 런웨이를 나와 디올에서 일하고 있고, 런웨이에 광고 압박이 들어오면 그걸 조율하는 역할로 꽤 영향력을 갖고 있어요. 나이젤은 여전히 런웨이 이인자로 2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좋았던 점이에요

배우들 연기는 말할 필요가 없어요. 메릴 스트립이 한 장면 한 장면 압도해요. AI를 떠드는 재벌 앞에서 미란다가 짓는 눈빛 하나로 대배우임을 다시 확인했어요. 영업이 끝난 밀라노 명품거리에 홀로 서있는 장면도 이 영화 최고의 장면이에요. 그 얼굴에서 모든 소회가 느껴져요. 20년 동안 이 세계의 정점에 있었던 사람이 시대의 변화를 마주하는 모습이 서글프고 아름다워요.

1편 제작진이 그대로 만들었으니 눈과 귀는 확실히 즐거워요. 의상 보는 재미, 밀라노 배경의 화려함, 레이디 가가의 깜짝 등장도 임팩트가 있었어요. 나이젤 캐릭터는 2편에서 그나마 서사가 따뜻하게 마무리돼서 좋았어요. 1편에서 이인자로서의 아픔이 있었던 나이젤이 2편에서 그걸 어느 정도 풀어주는 장면은 확실히 좋았어요.


아쉬운 점이에요

캐릭터들이 살아있지 않아요. 1편의 미란다는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캐릭터 자체가 강렬했는데, 2편의 미란다는 애매해요. 이빨 빠진 호랑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전히 압도적인 것도 아니에요. 어중간해요. 시대의 변화를 담으려는 시도는 좋았는데, 그걸 표현하는 방식이 너무 어중간해서 오히려 미란다의 매력이 희석됐어요.

앤디는 20년 동안 저널리스트로 성장했는데 막상 돌아온 모습이 리셋된 느낌이에요. 성장한 앤디의 능력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요. 일을 해결하는 방식도 본인 능력보다는 인연과 우연에 기대는 느낌이에요. 에밀리는 욕심과 배신으로 그려지다가 마지막에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마무리돼서 캐릭터가 흐트러져요.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에밀리의 내면을 더 보여줬어야 했어요.

가장 아쉬운 건 미란다와 앤디의 케미가 거의 없다는 거예요. 미란다가 앤디를 기억 못 하니까 초반에 두 사람이 따로 놀고, 후반부에야 붙는데 그마저도 충분하지 않아요. 중반부에 회장 아들 이야기, 앤디의 남자 이야기, 에밀리 남자 친구 이야기 등 자잘한 이야기들이 너무 산만하게 펼쳐지면서 지루해지는 구간이 있어요. 차라리 이 이야기들을 줄이고 두 주인공의 케미에 집중했으면 훨씬 나았을 거예요.


1편 팬이라면 보는 맛은 있지만 기대치는 낮추세요

무난하게 볼 수는 있어요. 꼭 보지 말아야 할 이유도 없고, 꼭 봐야 할 이유도 없는 영화예요. 1편을 좋아하셨다면 20년 만에 이 캐릭터들을 다시 보는 반가움은 분명히 있어요.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가 같은 스크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긴 해요. 하지만 1편이 왜 오래 사랑받았는지를 생각하면, 그 힘이 이번엔 많이 희석됐어요. 1편은 압도적인 캐릭터들과 성장 서사가 단단하게 맞물렸는데, 2편은 그 캐릭터들을 가져다가 이야기를 얹은 느낌이에요. 저는 1편을 보고 바로 2편을 봤는데, 1편이 훨씬 더 잘 만들었다고 느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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