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3 영화 시라트 (레이브 파티, 죽음의 묘사, 삶의 아이러니) 영화관을 나오면서 한동안 발이 안 떼졌습니다. 뭔가 엄청난 걸 본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그냥 흘려보낼 수도 없는 그 기묘한 잔상. 스페인 영화 는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과 사운드트랙상을 동시에 수상했고,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린 작품입니다. 저는 예고편도 안 보고 들어갔는데, 그게 오히려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레이브 파티라는 낯선 무대,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구조영화 초반, 모로코 사막 한가운데 거대한 스피커가 세워지고 레이브 뮤직이 터져 나옵니다. 레이브(Rave)란 1980~90년대 영국에서 시작된 대규모 전자음악 파티 문화로, 며칠씩 이어지는 집단적 음악 체험을 뜻합니다. 저는 솔직히 초반 20분이 좀 힘들었습니다. 레이브 특유의 반복적인 비트가 귀에 익숙하지 않아서 주인공처럼 소.. 2026. 6. 30.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 (관람후기, 해석 , 아카데미상)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을 끊어버린 경험, 한 번쯤은 있지 않으신가요? 이유도 모른 채 멀어진 관계를 붙잡아야 할지 놔줘야 할지 몰라 한동안 머릿속이 복잡했던 기억이 저도 있습니다.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를 보고 나서 그 감각이 고스란히 되살아났습니다.씨네큐브에서 처음 마주한 영화혹시 멀티플렉스가 아닌 다양성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사실 그런 공간을 제대로 경험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씨네큐브는 독립영화나 예술영화 계열을 주로 상영하는 다양성 영화관입니다. 여기서 다양성 영화관이란 상업적 배급망에 편입되기 어려운 작품들을 꾸준히 틀어주는 소규모 상영관을 의미하며, 국내에서는 씨네큐브나 인디스페이스 등이 대표적입니다.직접 가보니 분위기 자체가 달랐.. 2026. 6. 23. 영화 센티멘탈 밸류 (감정투영, 창작자, 예술적공감) 영화관을 나오면서 한동안 걷지 못했습니다. 멍하게 서 있었달까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잔잔한 가족 영화쯤으로 생각했는데, 보고 나서 제 마음속 블랙박스를 꺼내 들여다본 기분이 들었습니다. 캐릭터들의 심리적 고통이 너무 섬세하게 그려져 있어서, 보는 내내 어딘가 비슷한 감정을 품고 살았던 제 시간들이 자꾸 떠올랐습니다.아버지와 딸 사이, 메워지지 않는 거리영화의 전제는 단순합니다. 유명 영화감독인 아버지, 그리고 어릴 때 아버지가 집을 나간 후 그 빈자리를 각자의 방식으로 안고 살아온 두 자매. 어머니의 장례식 자리에서 오랜만에 재회하는데, 그 자리에서 아버지가 첫째 딸에게 "내 각본의 주연을 맡아 달라"고 말합니다. 딸 입장에서는 참을 수 없는 말이었겠죠. 오랜 세월 부재했던 사람이 기껏 꺼.. 2026. 6.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