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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넷플릭스 드라마 《기리고》 리뷰 - 망작인 줄 알았는데 단숨에 정주행했어요

by girin3 2026. 4. 27.

솔직히 처음엔 크게 기대 안 했어요. 그냥 심심하니까 한 편만 보자 했는데, 결말까지 단숨에 달려버린 드라마예요. 스마트폰 앱이라는 아주 익숙한 도구 위에 한국 전통 무속을 얹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훨씬 잘 맞아 떨어지거든요. K-호러의 새 가능성을 열어젖힌 수작이에요.

넷플릭스 드라마 기리고 포스터
넷플릭스 드라마 기리고 포스터


기리고가 뭐예요? - 소원을 들어주는 앱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돼요. 코딩 동아리 학생 시원이 소원을 빌면 이루어지는 앱 '기리고'를 만들어요. 근데 이 앱에는 비밀이 있어요. 무당 엄마를 증오했던 시원이 안 좋은 기운을 담아 만든 앱이었거든요. 거기에 억울하게 당한 혜령이 한국 전통 저주인 '덜미'를 기리고 앱에 얹으면서 진짜 저주가 걸려요.

소원이 이루어지는 대신 24시간 뒤에 죽음을 맞이하는 기괴한 거래. 그리고 이 앱이 세상에 퍼지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고등학생들이 기리고를 접하게 되는 거죠. 형욱이 시험에서 만점을 받고 기리고를 친구들에게 공유하면서 비극이 시작돼요. 장난처럼 소원을 빌었던 건우의 타이머가 시작되고, 사실 나리도 이미 소원을 빌었다는 게 밝혀지면서 아이들은 저주를 막을 방법을 찾기 위해 뛰어다니게 돼요. 단순해 보이는 규칙인데, 이게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생각보다 강해요.


디지털 시대의 저주, 설정이 너무 신선해요

이 드라마가 기존 K-호러랑 다른 가장 큰 이유는 저주의 형태예요. 예전 학교 호러물은 원혼이 복도에 서 있거나, 폐교 어딘가에 저주가 묻혀 있었잖아요. 근데 기리고의 저주는 스마트폰 앱이에요. 링크만 있으면 퍼지고, 백업만 되어 있으면 사라지지 않아요. 부적은 태우면 되고, 물건은 부술 수 있는데 앱은 어떻게 막을 수 없는 거잖아요.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라는 알림 하나가 죽음의 시작이라는 설정이 정말 섬뜩하게 다가왔어요. 내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내 목숨을 담보로 내건다는 발상이, 사이버 불링과도 맞닿아 있거든요. 오래된 무속 신앙이 스마트폰이라는 시대에 맞는 인터페이스를 얻은 느낌이에요. 이 설정 하나가 드라마 전체를 지탱할 만큼 강하고 확장 가능성도 충분해요.


신인 배우들이 다 잘해요

유명 배우 없이 신인 배우들로 채웠는데, 이게 오히려 탁월한 선택이었어요. 낯선 얼굴이 주는 현실감이 공포 장르에서는 진짜 효과가 크거든요. 형욱 역의 이효제 배우가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장난기 많고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가 저주의 첫 번째 희생자가 되는 과정이 단순히 장르 설명용 캐릭터가 아니라 진짜 사람처럼 느껴졌거든요. 짧은 분량이었는데도 이름이 기억에 남는 배우예요.

나리 역의 강미나 배우도 이번 작품이 인생 캐릭터라고 불릴 만해요. 불안하고 허세 넘치는 캐릭터의 균열을 아주 잘 표현했고, 저주의 공간에서 끝까지 남 탓만 하는 장면은 소름이 돋을 정도였어요. 세아, 하준, 건우, 무당 햇살과 방울까지 앙상블 전체가 어디 하나 빠지지 않아요. 신인들이 이 정도면 진짜 대단한 거예요.


아쉬운 점도 있어요

후반부로 갈수록 설명해야 할 게 많아지면서 초반의 선명한 긴장감이 살짝 흐려지는 느낌이 있어요. 저주의 기원과 무속 원리를 설명하는 건 필요한 부분이었는데, 중간중간 억지스러운 개그 장면이 몰입을 끊기도 했어요. 공포물 못 보는 시청자한테는 숨 쉴 구멍이겠지만, 빠져들어 보던 사람한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에요.


총평 - 시즌 2가 너무 기대돼요

5점 만점에 3.5점. 아쉬운 부분이 있어도 설정의 잠재력이 너무 크고, 결말에서 나리가 민수를 통해 저주를 이어가려는 쿠키 영상이 정말 인상적이에요. 저주가 앱으로 존재하는 한 절대 끝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너무 잘 전달됐어요.

오컬트 장르가 귀한 한국 미디어 시장에서 이 정도면 수작이에요. "한국 공포물 씨가 마른 줄 알았는데"라는 말처럼, 오래된 무속의 저주가 디지털 시대와 만나서 이렇게 새롭게 재탄생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드라마거든요. 공포물 좋아하시는 분들은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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